뉴욕여행 - 911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메모리얼 파크

장미꽃 한송들이 놓인 911 메모리얼 파크

뉴욕여행 중이라면 맨하탄 끝자락에 한 번쯤은 꼭 가보아야 할 911 메머리얼 파크와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충격적인 911 사건은 내가 어렸을 적 겨우 초등학생 때 부모님과 뉴스를 보던 도중 TV로 접하게 되었다. 그때는 너무 어렸을 당시라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건지도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도 잘 감이 안 올 때였기 때문에 정말 막연하게만 무언가 큰일이 났구나라고만 생각을 하고 무서움에 벌벌 떨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 TV에서는 생중계로 계속 속보와 보도자료가 나오고 있었고 뉴욕 쌍둥이 빌딩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 뿐만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 엄청난 희생자들이 발생한 충격적인 사건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2013년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갔을 때만하여도 뉴욕을 여행할 때는 한창 공사중이라서 주변에 가봤자 공사현장만 바라볼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뉴욕여행을 갔을 때 꼭 다녀와 봐야 했던 곳 중 하나가 바로 이 911 메모리얼 파크였다. 현재에도 우리나라에는 이태원 사건을 비롯하여 수많은 안타까운 사건들이 줄곳 발생하고 있는데, 이 모든 것들은 정말 안타까울 뿐이다. 

 

현재 쌍둥이 빌딩은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며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로 이름이 바뀌었고, 건물 바로 옆에는 911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메모리얼 파크가 생겼다. 실제 쌍둥이 빌딩 대지 크기로 만들어진 이 사각형 모양의 추모비는 안쪽에 거대한 폭포가 연이어져 내리고 있었다. 추모비를 둘러싼 철제 테두리에는 희생자들의 이름이 음각으로 적혀있는데, 간간히 장미꽃 한 송이가 놓여진 곳이 많았다. 아마도 가족분들이나 관련 지인들이 혹은 이름은 모르지만 추모를 하고자 하는 다른 사람들이 놓고 갔을 장미꽃. 

 

바쁜 뉴욕 도심속이었지만 이 지역만큼은 다소 고요했고, 폭포수가 흐르는 소리가 눈물소리처럼 들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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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바라본 메모리얼 비

잠깐의 시간을 뒤로하고 곧이어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 전망대에 올라갔다. 최근 뉴욕에는 크게 4개의 전망대가 대표적으로 있는데, 뉴욕 중심부에 탑오브더락, 엠파이어스테이트 최근 지어진 더 엣지, 그리고 이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 전망대이다. 나는 이 4개의 전망대를 모두 올라가 보았는데, 그중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 전망대는 뉴욕 맨하탄의 가장 끝에 위치하는 전망대이기 때문에 뉴욕 맨하탄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멋진 곳이었다.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는 101층 높이의 건물로 전망대는 당연히 가장 꼭대기, 101층과 102층에 위치해있다. 역시나 전망대를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는 매우 빠르게 고속으로 올라갔고, 올라가는 내내 엘리베이터 내부에서는 1900년대 초부터 뉴욕 맨하탄 시내가 발전하는 모습을 가상으로 담아낸 영상을 틀어주고 있었다. 생각보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크라이슬러 빌딩들은 매우 초반에 지어진 건물이라서 조금 놀라웠던 기억이 난다. 

 

전망대 꼭대기층에 올라서면 같은 엘레베이터를 탄 관람객들끼리 잠시 대기를 하게 되는데, 갑자기 어두웠던 앞벽 커튼이 올라가면서 맨하탄 시내가 한눈에 펼쳐지는데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 하이라이트 부분이었다. 우리나라 남산타워와 마찬가지로 빌딩을 쭉 돌아보며 뉴욕의 맨하탄 시내를 다양한 각도에서 구경할 수 있었는데, 그중 바로 옆에 있는 911 메모리얼 파크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위에서 바라본 메모리얼 비는 아직도 한참 폭포가 내리고 있었고 멀리서 바라보니, 마치 끊임없이 흐르는 눈물을 보는 것 같았다.

 

희생자들을 기리며

2중으로 내려가는 폭포수를 바라보니 끝없이 내려가고 끊없이 생성되는 희생자들의 눈물, 아픔이 느껴지는 것 같아 뉴욕여행을 하는 동안 유일하게 마음이 썩 좋지는 않았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면 하루빨리 조치를 취해 진정한 조사가 및 해결이 이루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또한 협소한 맨하탄 지역에서 조차 911 메모리얼 파크를 조성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계속 기억이 될 수 있게끔 한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도 금방 잊혀지는 사건이 아닌 지속적으로 기억이 되고 추모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을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